일상

너 취업은 했냐?

전낙타 2025. 1. 8. 22:05

했다.
 
요즘 글 작성이 뜸했다.
면접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은 탓에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글을 수료한 이후 한동안 나는 취업에만 몰두했다.
오로지 취업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다듬고, 취업을 위해 네트워킹에 열중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거듭된 서류 탈락으로 정신적으로 지쳤고, 내가 왜 공부하고 코딩을 하는지조차 잊을 정도로 목적은 희미해졌다.
 
하지만 기회는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법이다.
크래프톤 정글 협력사 1차 서류에 합격했고, 코딩 테스트를 치렀다.

준비 시간이 촉박했고,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지만,
시스템 아키텍처와 테스트 코드의 중요성을 강조한 해당 공고를 보고 부랴부랴 공부를 시작했다.
 
결과는... 아직 연락이 없다는 걸 보면 떨어진 모양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근하며 고려했던 다양한 요소들.
최적화를 위해 고민한 흔적이 담긴 코드.
내가 작성한 서비스를 소개하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했던 모든 과정까지.
 
이 모든 순간이 너무나 즐거웠고,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듯했다.
 
그 후 내가 작성한 이력서를 다시 보니, '취업을 위한'이라는 거품이 눈에 들어왔다.

그 거품을 걷어내고, 정글에서 그래왔듯 꾸준히 공부를 이어가며 이력서라는 추상화의 구현체인 나 자신에서 제어의 역전을 이뤄냈다.
 
그 뒤로는... 내 가치를 알아봐주시는 고마운 분들과 함께 근무할 수 있는 기회들을 얻었다.
 
취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토록 원하던 기회를 잡은 나는 다시 한번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